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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정해연 줄거리 감상평

by 후개미 2025. 3. 25.

홍학의 자리 정해연 줄거리 감상평
홍학의 자리 정해연 줄거리 감상평

고등학생의 죽음과 교사의 침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잔혹하고도 슬픈 진실이야기입니다. 정해연작가 심리스릴러 '홍학의 자리'의 등장인물과 줄거리, 인물의 감정까지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작가 소개 및 책 정보

  • 작가소개

정해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스릴러 작가 중 한 명으로 법학 전공을 살려 심리묘사와 현실성을 엮어 작품을 써왔습니다. 2013년 장편소설 『더블』로 데뷔했으며, 사이코패스의 양면성을 다루어 중국과 태국에서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수상 경력으로는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백일청춘'과 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대상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그리고 2018년 CJ EM과 카카오페이지 주최 추미스 소설 공모전 금상 '내가 죽였다'가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더블', '지금 죽으러 갑니다', '홍학의 자리', '유괴의 날'이 있습니다.

  • 책 정보

『홍학의 자리』는 2021년 엘릭시르 출판사에서 발행된 장편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총 21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 챕터마다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을 선보입니다. 표지 일러스트에는 작품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2. 등장인물

  • 김준후

은파고의 교사로 다현과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관계를 맺은 인물입니다.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채다현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고, 결국 그 관계는 파국으로 이어집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자기 합리화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신을 피해자처럼 생각하면서도 끝끝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보는 내내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 채다현

은파고등학교 3학년으로 어머니의 죽음 이후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겪고 있는 인물입니다.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성격이지만 어른들의 관심 바깥에 놓여 있었던 전형적인 보이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저는 채다현이라는 인물이 단지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쉽게 청소년의 위기를 방치하고 외면하는지 보여주는 거울처럼 느껴졌어요.

  • 강치수

형사는 이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려는 인물로 소설에서 몇 안 되는 정상적인 어른의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냉정하지만 윤리를 지키려는 태도는 저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존재가 없었다면 소설은 아마 절망 그 자체였을 겁니다.

  • 영주

준후의 아내로 남편과 다현의 불륜을 알고 있지만 이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 은성

다현의 전 절친이었지만, 어떤 '사건' 이후 다현을 미워하고 구타하는 등 적대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3. 줄거리

채다현은 은파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 생활합니다. 내성적이고 존재감이 희미한 학생으로 보입니다. 학교생활에서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과 거의 교류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아이입니다. 어느 날 밤, 다현은 학교 교실에서 목을 매단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시신을 발견한 김준후가 호수에 유기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후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담당 형사 강치수는 점차 복잡한 인간관계와 숨겨진 진실들을 파헤칩니다. 김준후와 채다현의 불륜 관계가 밝혀지고, 준후의 아내 영주는 이를 알고 있었음이 드러납니다. 다현의 전 친구 은성과 그의 어머니 미란 역시 다현과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사건 당일 학교에 있었던 경비원 황권 중의 행동과 정체성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각 인물들의 과거와 관계가 밝혀지며 클라이맥스에서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납니다.

4. 감상평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소설이라며 한 껏 기대를 부풀게 만들었던 소설이었습니다. 궁금한 건 바로 읽어야 하기에 하루 만에 읽었던 '홍학의 자리'입니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반전이 나에게 '뭐야? 이게 반전이라고?'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묘사했던 글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서 그런지 뭔가 억지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너무 반전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빨리 읽었나?' 싶어서 다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반전'이라는 목적 없이 읽으니까 소설이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었고, 시시하다며 책을 덮었던 내가 한 동안 마음이 복잡함이 느껴졌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사이의 불륜 그리고 그 학생의 죽음이라는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각 등장인물의 시선에서 진실에 다가가는 방식으로 풀어내었습니다. 채다현이 겪는 고립과 소외는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서 먹먹하게 아팠습니다. 주변에 제2의 채다현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에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열망과 동시에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가족의 부재로 인한 상처와 외로움, 그리고 자신의 대한 혼란이 더욱 고립시킵니다. 김준후는 죄책감과 자기 연민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다현과의 관계에서 느낀 일시적인 행복감은 곧 깊은 후회와 공포로 바뀝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동시에 깊은 수치심에 시달립니다. 제일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들로 가득 찬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독자인 저에게 동정 그리고 분노. 복잡한 감정의 캐릭터인 만큼 연민과 실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강치수 형사는 정의감과 연민을 동시에 느낍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와 함께, 피해자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깊은 동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냉철함 속에는 따뜻한 인간미가 숨어 있습니다. 저의 숨통을 제일 트게 만들어준 고마운 인물이었습니다. 준후의 아내 영주는 배신감과 분노, 그리고 복잡한 사랑이 뒤섞인 감정을 경험합니다. 남편의 불륜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정을 지키려는 그녀의 모습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집니다. 반전이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에 묶여 생각하고 판단하는 건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데 글이 결코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능력까지 돋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