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헤르츠 고래들』은 마치다 소노코의 첫 장편소설로, 세상에 외로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서로를 통해 치유받고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을 소개합니다.
1. 작가 소개 및 책 정보
- 작가소개
마치다 소노코는 일본 후쿠오카 출신의 소설가로 어린 시절부터 작가를 꿈꿨지만 미용학교를 졸업하고 이발소와 과자점에서 일했습니다. 28세에 소설 쓰기를 시작했고 2016년 R-18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 책정보
『52 헤르츠 고래들』로 섬세한 감정 묘사와 사회적 문제를 작품 속에 녹여내는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2021년 제18회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하고 40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2020년에 출간된 장편소설로 외로움과 소통을 주제로 된 이야기를 다루며, 인간관계에서 단절된 존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줍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다양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52 헤르츠로 울부짖는 외로운 고래를 메타포로 활용하여, 현대 사회 속에서 이해받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된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 인물 소개
- 주인공 - 키코
재혼 가정으로 어머니와 계부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으며 성장했지만 누군가 자신을 구해 주길 바랐지만 좌절만 느낀 채 성인이 되었습니다. 양부의 병간호를 강요당하던 중에 안고의 도움으로 학대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갑니다. 또 자신을 52 헤르트의 고래처럼 외롭고 고립된 존재라고 여깁니다.
- 안고
키코의 학창 시절 친구 미하루의 직장 동료로 키코를 구출해 내고 독립을 돋는 핵심 인물로 52 헤르 고래에 대해 알려주며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며 특별한 관계가 됩니다.
- 미하루
키코의 학창 시절 친구로 오랜 시간 동안 연락이 끊겼던 키코를 우연히 만나면서 도움을 주는 인물입니다.
- 치카라
키코가 독립하면서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데, 그곳의 사장 아들로 키코와는 연인관계입니다. 안 고를 견제하며 갈등이 일어납니다.
3. 줄거리
주인공 ‘키코’는 도쿄에서 가족에게 착취당하는 삶을 살다 모든 것을 버리고 바닷가 마을로 이주합니다. 그녀는 우연히 이웃집에서 학대받는 한 소년을 보게 됩니다. 소년은 친모로부터 방치당하며 ‘벌레’라고 불릴 정도로 존재를 부정당한 채 살아갑니다. 키코는 자신의 과거와 닮은 소년을 외면할 수 없어 그를 보호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소년과 함께 지내며 키코는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 그녀는 가정 폭력 속에서 살아왔고 과거 자신을 구해준 안 고를 떠올립니다. 그녀는 소년을 돕는 과정에서 안고 가 자신에게 해준 것처럼 소년에게도 자신이 따뜻한 보호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가 않았습니다. 키코는 소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변화해야 함을 깨닫고, 소년에게 꿈을 주고 싶어 하고 세상과 연결해 주려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키코 역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해 갑니다.
4. 감상평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외된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고립된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되찾는지를 섬세하게 다루었습니다. 보통 고래들은 서로 교신하며 무리를 이루지만 52 헤르츠 고래는 너무 높은 주파수로 울어 다른 고래들에게 들리지 않습니다. 소설 속 키코와 소년의 단절된 인간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키코라는 인물이 가정 폭력의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를 도우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가 되는데 혼자 고립되는 것보다 나만의 주파수로 소리를 내고,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 소리를 들어주려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려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인물의 감정을 과하게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감정이 자연스럽게 이끌어내어 더욱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가정 내 학대, 방임, 소외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잠식되어 있습니다. 『52 헤르츠 고래들』은 이러한 현실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희망을 전합니다. 세상과 단절된 듯 보였던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은 관계의 힘을 일깨워 줍니다. 키코와 소년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과정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키코가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꺼내고 싶지 않은 과거를 마주 보게 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5. 결론
키코와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쉽게 단절되고, 얼마나 어려운 과정 속에서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일본 서점 대상을 받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감동적인 이야기라기보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며 인간이 인간관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입니다. 『52 헤르츠 고래들』은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느낄지라도 결국 나의 소리를 들어줄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하는 작품입니다.